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회사의 미국 공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건은 하나,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중국산 전기차에 붙은 100% 관세는 건드리지 않았고,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넘기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약 2주 뒤 워싱턴에서 시진핑 주석과 마주 앉는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문을 연 것인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카드를 미리 보여준 것인지가 갈리는 대목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에 들어와 자동차 공장을 세우고 싶어 한다면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본도 그렇게 하지만 우리 국민을 고용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을 채용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건은 명확합니다. 미국 안에 공장을 짓고 미국 사람을 쓰라는 것. 반대로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 공장을 세워 거기서 만든 차를 미국으로 들여보내는 방식에는 "멕시코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은 안 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관세를 피해 국경 하나 건너에서 만드는 우회로는 열어주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시장 자체를 연다는 얘기는 본인이 부인했습니다. 중국차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라는 소문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인 소문"이라며, 자신은 지금까지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진입을 막아왔다고 반박했다고 이데일리는 전했습니다. 소문의 출처는 이렇습니다. 민주당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이 X에 "트럼프가 더 큰 거래의 일부로 중국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도록 허용할 계획이라는 소문을 듣고 있다"고 적고 이를 "전략적 실수"라 비판했는데, 근거는 대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매체 일렉트렉이 이 글을 받아 보도하며 논란이 번졌다는 것이 디지털투데이의 설명입니다.
업계는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미국자동차혁신연합(AAI)은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을 영구히 차단하는 법안을 연내 처리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중국 산업이 불공정 무역과 보조금, 지식재산권 침해 위에 서 있다는 논리입니다. AAI 회원사에는 GM과 포드, 도요타, 폭스바겐, 혼다, 스텔란티스가 들어 있고 현대자동차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반대 목소리를 내는 쪽에 우리 기업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숀 더피 교통부 장관은 포드가 중국 CATL의 배터리 기술을 들여와 미국에서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만들려는 계획까지 공개 비판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 항목 | 내용 |
|---|---|
| 발언 시점 | 2026년 9월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 |
| 허용 조건 | 미국 내 공장 건설 + 미국인 고용 |
| 반대한 방식 | 중국 기업의 멕시코 생산 → 미국 수출 |
| 중국산 전기차 관세 | 100% (바이든 정부가 2024년 25%에서 인상, 현 행정부 유지) |
| 미중 정상회담 | 약 2주 뒤 워싱턴 예정 |
| 커넥티드 차량 안보법 | 2026년 7월 상원 상무·과학·교통위 만장일치 통과, 본회의 대기 |
| 미시간주 자동차 일자리 | 약 120만 개 (슬롯킨 의원 주장) |
| 중국차 유럽 생산능력 | 2026~2027년 연 21만5000대 → 2030년경 50만 대 전망(MERICS) |
| EU 현행 중국산 전기차 관세 | 기본 10% + 상계관세 17.0~35.3% = 최대 45.3% |

배경: 100% 관세를 그대로 둔 채 공장 문만 여는 게 가능한가
지금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에 들어오려면 100% 관세를 물어야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에 기존 25%를 네 배로 올린 조치이고, 현 트럼프 행정부도 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발언에 관세를 손대겠다는 말은 없었습니다.
관세보다 더 단단한 벽은 커넥티드 차량 안보법입니다. 중국·러시아 등 미국이 지정한 적대국과 연계된 인터넷 연결 차량, 관련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시장 진입을 막습니다. 올해 7월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해 본회의를 기다리고 있죠. 요즘 팔리는 차는 사실상 전부 커넥티드입니다. 이 법이 본회의를 넘으면 공장을 미국 땅에 지어도 중국 기업이 만든 차의 통신 모듈과 소프트웨어가 걸립니다. 대통령이 문을 열어줘도 의회가 먼저 닫는 구조입니다. 이 법을 미는 쪽이 한 당에 몰려 있지도 않습니다. 소문을 꺼낸 슬롯킨 의원은 민주당, 함께 법안을 발의한 버니 모레노 의원은 공화당 오하이오주 소속입니다. 슬롯킨 의원이 지역구 미시간주의 자동차 관련 일자리를 약 120만 개로 잡는 걸 보면 여야가 왜 같은 편에 서는지 설명이 됩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도 중국 전기차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신속 처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국 완성차의 현지 생산은 이미 진행형입니다. 미디어펜이 독일 싱크탱크 MERICS 분석을 인용해 전한 유럽 상황을 보면, BYD 헝가리 공장이 올해 4분기 차량 조립을 시작하고 체리는 자사 브랜드 차량의 현지 생산을 연내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립모터는 올해 하반기 스페인 피게루엘라스 공장에서, 지리는 2028년부터 생산에 들어갑니다. 볼보 물량을 뺀 세 회사 기준으로 2026~2027년 유럽 생산능력이 연 21만5000대, 2030년경엔 50만 대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입니다. 관세를 세우면 공장을 짓는다. 유럽에서 이미 본 장면입니다.
그래서 유럽은 다음 수를 두고 있습니다. 현재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기본 관세 10%에 제조사별 상계관세 17.0~35.3%를 얹어 최대 45.3%를 물리는데, 이탈리아 자동차산업협회(ANFIA)는 EU 집행위원회에 완성차뿐 아니라 핵심 부품까지 최대 80% 관세를 매기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국산 부품을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는 '무늬만 유럽산' 우회를 막겠다는 겁니다. 공장을 짓는 순간 싸움터는 완성차 관세에서 원산지 규정과 부품 조달 비율로 옮겨갑니다.
제 생각
저는 "미국인을 고용한다"는 조건보다 멕시코를 콕 집어 막았다는 쪽이 더 무겁게 보입니다. 미국인 고용이라는 말은 듣기에 정치적이지만 실행 기준이 없습니다. 몇 명을 뽑아야 하는지, 부품을 얼마나 현지에서 조달해야 하는지는 이번 발언에 나오지 않았거든요. 반면 멕시코 차단은 즉시 계산이 되는 조항입니다. 중국 기업이 가장 싸게 미국 시장에 닿는 경로가 바로 거기였으니까요. 문을 열었다고 읽기보다, 값싼 통로는 잠그고 값비싼 통로만 남겼다고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고 봅니다. 유럽이 부품 원산지까지 손보려는 흐름을 보면 미국도 결국 같은 지점에서 다시 조건을 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대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2주 뒤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대에게 줄 수 있는 카드를 미리 흘린 것이라는 해석이죠. 관세를 내리지 않고도 "공장은 환영"이라고 말하면 협상 자리에서 성의로 포장할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저는 여기에 조건을 하나 답니다. 정상회담 뒤에도 100% 관세와 커넥티드 차량 안보법이 그대로 있다면 이번 발언은 정책이 아니라 수사에 가깝습니다. 둘 중 하나라도 움직일 때 비로소 방향이 바뀐 것이고, 지금은 아직 그 신호가 없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
- 현대차·기아 주주: 중국차 진입을 막아달라고 요구한 AAI에 현대차도 회원사로 들어 있습니다. 중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현지 생산이라는 강점이 희석되므로, 회담 뒤 AAI 성명의 수위가 달라지는지 보십시오.
- 멕시코 공장에 납품하는 부품·소재 기업: 이번에 명시적으로 반대 대상이 된 것은 멕시코 경유 수출입니다. 중국계 발주 물량을 받고 있다면 우회로 전제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 미중 통상 흐름을 지켜보는 사람: 워싱턴 회담 뒤 100% 관세가 유지되는지, 커넥티드 차량 안보법이 본회의로 가는지 두 가지입니다. 이 둘이 그대로면 시장 개방은 없었던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럼 중국차가 곧 미국에서 팔리나요?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허용 가능성을 언급한 대상은 중국 기업의 미국 내 공장 건설이지 중국에서 만든 차의 수입이 아니었습니다. 판매 허용설에 대해서는 본인이 "전혀 사실무근인 소문"이라고 부인했습니다.
Q.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관세는 안 내나요?
미국에서 조립해 파는 차라면 완성차 수입 관세는 피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에서 들여오는 부품에 별도 관세가 붙을 수 있고, 커넥티드 차량 안보법이 통과되면 생산지와 무관하게 통신 모듈·소프트웨어 자체가 제한 대상이 됩니다. 충족해야 할 요건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Q. 현대차·기아에 당장 손익이 생기나요?
이번 발언만으로 바뀌는 숫자는 없습니다. 중국 기업의 미국 공장 계획이 실제로 나와야 경쟁 구도가 달라지는데, 어떤 업체가 어디에 얼마를 투자할지는 이번 보도 범위에 없습니다. 회담 결과와 법안 처리 속도가 먼저 볼 지표입니다.
출처: 이데일리, "트럼프 '중국차 美 공장 건설·미국인 고용 시 허용'" (2026-09-12) 기사 보기 · 뉴시스, "트럼프 '中 자동차, 美서 공장 짓고 생산하면 OK'…업계는 반발" (2026-09-12) 기사 보기 · 뉴스토마토, "트럼프 '중국차, 미국서 생산하면 OK'…미 차업계와 엇박자" (2026-09-12) 기사 보기 · 디지털투데이, "트럼프가 中 전기차 허용?…시진핑 회담 앞두고 불거진 '시장 개방설'" (2026-09-10) 기사 보기 · 글로벌이코노믹, "출처 없는 '중국차 허용설'에 미 의회, 안보 법안 제정 압박 가속" (2026-09-10) 기사 보기 · 미디어펜, "[중국의 역습-자동차③] 수출 넘어 현지 생산…현대차와 맞붙는 중국, '속도전'" (2026-09-10) 기사 보기 · 경향신문, "'중 부품에 80% 관세를'…EU, 중국차 '원천 봉쇄' 나서나" (2026-09-10) 기사 보기